오리냥이 여행이야기

#1. 카타르항공. 프랑크푸르트공항. 그리고 뉘른베르크 크리스마스 마켓 본문

개인여행/2012-13.유럽여행

#1. 카타르항공. 프랑크푸르트공항. 그리고 뉘른베르크 크리스마스 마켓

오리고양이 2016. 11. 11. 05:00

(2013/12/22 - 12/23) 인천공항(카타르항공) ▶ 카타르 도하 공항 ▶ 프랑크푸르트 공항 ▶ 뉘른베르크 


이 카테고리의 여행기는 내 생애 첫 배낭여행인 

유럽에서의 2주 반동안의 이야기이다.



인천공항에서 출발한 비행기는 카타르 도하를 거쳐서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무사히 도착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인천에서 도하까지는 약 9시간정도가 걸리는데 비행기 안에서

가만히 앉아있는다는 건 정말 사육당하는 기분이었다.

(좌석마다 TV가 달려있는 건 아주 고마운 일이지만, 한국 프로그램은 별로 없었다.)


아무리 잠을 자고, 영화를 보고 해도 시간이 안 갔다.

아마 밥마저 맛이 없었다면 뭔가 정신병에 걸리지 않았을까..



9시간의 비행동안 기내식이 2번 정도 나왔는데

사진에도 나와있다시피 상당히 풍족하고 맛있었다.


역시 석유재벌국가라 그런지 소세지도 하나씩 들어있다.

기내식을 별로 먹어본 일이 없지만 어쨌든 내 입맛에는 아주 잘 맞는 것이

기내식만 따지고 봤을 때는 대한항공 급이나 그 이상 되는 것 같다.



9시간의 조련 끝에 카타르 도하 공항에 도착할 수 있었다.

아마 이때가 현지 시각으로 새벽 5시쯤 되었던 것 같은데

비행기를 갈아탈 때까지 약 4시간 정도가 남아있었다.


그래서 환승수속 밟고 이곳저곳 구경하면서 돌아다니다가

우리도 너무 피곤해서 다른 사람들처럼 잠시 노숙을 하기로 결정했고..

의자에 앉아서 둘 다 정말 시체처럼 뻗어서 잤다.

(한국은 한겨울인 때지만 카타르는 전혀 춥지 않았다.)



다행히 게이트 오픈 전에 일어나서

탑승동으로 가서 환승을 할 수 있었다.



그렇게 다시 4시간여의 사육을 또 거치고 나서야

마침내 목적지인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도착할 수 있었다.


출국 수속에서는 기름에 찌든 내 머리와 얼굴을 보고도

다행히 노스코리아에서 왔는지 물어보지 않아서 무사히 통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자유의 몸이 된 것도 잠시.

숙소가 있는 뉘른베르크로 가야하는 강행군이 기다리고 있었다.


<


기차를 타고 2시간이 넘는 거리를 가야했지만

새로운 곳에 왔다는 설렘에 힘을 내서 갈 수 있었던 것 같다.



사실 이렇게 기를 쓰고 뉘른베르크까지 가는 이유가 있었다.

바로 크리스마스가 되기 전, 이곳에서는 성대한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리기 때문이다.



숙소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밤이 되어있었지만

체크인 하자마자 바로 마켓을 구경하러 나왔다.


알록달록 장식들에 수 많은 사람들이 크리스마스의 분위기를 더 즐겁게 만드는 것 같았다.

(독일에서는 이렇게 크리스마스 전에 성대하게 놀고,

크리스마스 당일에는 가게 문을 닫고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것이 보통이라고 한다.)



먼저 사람들이 다들 하나씩 들고 먹고 있길래

나도 하나 사서 먹어보았다. 찾아보니 브롯부어스트라는 건데

사실 별거 없고 그냥 빵사이에 소세지를 먹기 좋게 끼운 음식이다.


길거리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부어스트에 따끈한 글리바인 한 잔씩을 마시고 있었다.

글리바인은 따뜻한 포도주인데, 마치 따뜻한 정종을 마실 때처럼

알코올향이 확 올라오기 때문에 술을 잘 못하는 나로서는 냄새만으로도 취하는 것 같았다.




특이한 점은 글리바인을 주문할때는 대부분 컵 값을 포함하여 계산하게 된다는 것이다.

한 잔에 5유로 막 이렇게 해도 놀라면 안된다. (물론 친절하게 다 얘기해주거나 하지만)

컵을 기념으로 가져가고 싶으면 그냥 가면 되고, 컵 값을 돌려 받고 싶으면 다시 가게로

가서 컵을 반납하고 deposit 을 받아오면 된다. (저 글리바인도 1.5유로에 컵 3.5유로였다.)



이렇게 사람이 바글바글하지만, 이 곳의 분위기는 한국에 비해

조금 더 가족적이었다고 느껴졌다. 어린아이부터 할아버지까지

모두 나와서 음식을 사먹고 가게를 둘러보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았다.



아직 크리스마스는 이틀이나 남았었지만

거대한 트리장식을 보며 소원을 빌었다.

소원이 어떤것이었는지는... 너무 까마득해서 기억이 안 나지만.



잠깐의 구경을 하고 나니 시간이 너무 늦었기에 숙소로 돌아갔다.


숙소는 배낭여행의 취지에 맞게 싸게 이용하기 위해, 여행 기간 동안

4인실 혼성 도미토리부터 해서 16인실 도미토리까지 다양한 곳을 이용하게 되었는데,

그게 나의 여행 계획을 바꾸게 될 줄은 몰랐다...



Comments